조유성
Software Engineer Server Developer Frontend Developer UI Developer Full Stack Developer Developer OSS Lover 철학 전공자 구조주의자 직장인 ù̴̲̭̼n̴̡͔͍̏d̶̛͇̖̻̅̕e̴̬͇͖̊f̸̢͈͂͒ǐ̶̺̳ͅn̴̝̣̹͂͌e̸̟̯̒d̵̢̉ͅ

마리모

이 친구의 이름은 “짠”이에요. 마리모입니다. 사무실에서 함께 살고 있어요. 저는 마리모가 좋아요. 둥글둥글한 모양도, 기분이 좋으면 떠오른다는 설정도 귀여워요.

그건 그렇고, 마리모도 진짜와 가짜가 있다고 해요.

원산지는 일본의 아칸 호수이고, 아칸호를 포함한 일본의 특정 호수의 물속에서 해초들이 자연스럽게 뭉쳐 만들어진 것이 진짜래요.

한국에서 파는 것들 중에는 가짜도 많다고 해요. 물이끼를 양식하거나 수입해서 인공적으로 뭉쳐서 판매하는 것은 가짜래요.

사실 이런 진짜-가짜 구분이 얼마나 의미가 있나 싶어요. 벤야민의 용어를 빌리자면, 마리모가 기술 복제되는 시대에 진품의 아우라는 이미 상실된 것 같아요.

그리고, 짠이가 진짜이든 가짜이든 제가 짠이를 키우는 방식은 변하지 않을거에요. 그렇다고 해서 ‘짠’이가 진짜 마리모라고 믿는 것은 아니에요. 그렇게 믿는 건 말하자면 ‘찐’의 권위를 인정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이름도 ‘짠’이에요. ‘찐’인지 ‘짭’인지 모를 그 사이 어딘가의 ‘짠’이거든요.

어쩌면 사람의 재능도 그런 것 같아요. 저의 재능이 타고난 진짜이든 사회적으로 생산 가능한 가짜이든, 그것은 확인할 수도 없을 뿐더러, 굳이 확인하려하지도 않아요. 어느쪽이든 제가 해야할 실천의 내용이 바뀌지 않으니까요.